휴머노이드 로봇의 눈, ‘3D 비전 센서’ 전쟁: 로봇이 세상을 보는 방식이 바뀐다
휴머노이드 로봇 시리즈의 세 번째 주인공은 바로 로봇의 ‘눈’입니다. 최근 테슬라의 옵티머스나 현대차의 아틀라스가 계단을 오르고 섬세하게 물건을 집는 모습을 보셨을 겁니다. 로봇이 이런 고난도 동작을 수행하려면 단순히 화면을 보는 것을 넘어, 사물과의 거리와 공간의 깊이를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이 핵심 기술이 바로 3D 비전 센서입니다. 스마트폰 카메라가 평면적인 사진을 찍는다면, 3D 비전 센서는 공간 자체를 스캔하여 디지털 지도를 만듭니다. 오늘은 이 ‘눈’을 만드는 기업들이 어디인지, 그리고 어떤 기술이 로봇 산업의 표준이 될지 분석해 보겠습니다.
1. 3D 비전 센서, 왜 ‘3D’여야만 할까?

우리가 눈 하나를 감고 물건을 잡으려 하면 거리감이 떨어져 헛손질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로봇에게 2D 카메라는 그저 색깔이 있는 평면일 뿐입니다.
- 비유로 이해하기: 2D 비전이 ‘사진 한 장’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라면, 3D 비전은 ‘조각상’을 직접 만져보며 형태를 파악하는 것과 같습니다.
- 공간 지능(Spatial Intelligence): 3D 비전 센서는 사물의 X, Y, Z축 정보를 모두 수집합니다. 덕분에 로봇은 “저기 사과가 있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내 손에서 32.5cm 앞에 사과가 있고, 오른쪽으로 15도 기울어져 있다”는 정밀한 데이터를 얻게 됩니다.
2. 시장을 주도하는 3대 기술과 대표 기업
현재 로봇의 눈을 만드는 방식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각 방식에 따라 강점을 가진 기업들이 다릅니다.
| 기술 방식 | 특징 및 장점 | 대표 관련 기업 |
| ToF (Time of Flight) | 빛이 반사되어 돌아오는 시간 측정 (빠른 반응) | 온세미(Onsemi), 소니(Sony) |
| Stereo Vision | 두 개의 카메라로 거리 측정 (인간의 눈과 유사) | 삼성전기, 인텔(RealSense) |
| LiDAR (라이다) | 레이저를 쏘아 정밀 지도를 그림 (장거리/고정밀) | 벨로다인, 루미나, 유진로봇 |
최근에는 오르벡(Orbbec)과 같은 신흥 강자가 가성비를 앞세워 한국 로봇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는 등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테슬라처럼 특수 센서 대신 일반 카메라 여러 대를 AI로 통합하는 ‘Vision Only’ 전략을 취하는 곳도 있어 기술 표준 전쟁이 치열합니다.
3.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눈’ 관련 핵심 기업 분석
단순히 로봇주를 사는 것을 넘어, 로봇의 뇌와 눈을 연결하는 하드웨어 강자들을 주목해야 합니다.

첫째, 삼성전기 (카메라 모듈의 강자)
최근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기가 테슬라 옵티머스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자율주행차에서 검증된 삼성의 카메라 기술이 로봇으로 확장되는 단계입니다. 테슬라는 고가의 라이다 대신 카메라 기반 비전을 고집하기 때문에, 삼성전기의 수혜가 기대되는 대목입니다.
둘째, 코그넥스(Cognex) & 키엔스(Keyence)
산업용 머신 비전의 절대 강자들입니다. 이들은 이미 공장에서 물건을 검수하는 ‘눈’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AI가 내장된 3D 비전 센서를 출시하며, 정형화되지 않은 물체를 인식해야 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용 솔루션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셋째, 온세미(Onsemi) & 픽셀플러스
이미지 센서 칩 자체를 설계하는 팹리스/IDM 기업들입니다. 로봇이 어두운 곳에서도 잘 보려면 센서의 감도가 중요한데,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진 기업들입니다. 특히 국내 기업 중에서는 두산테스나나 픽셀플러스 등이 이미지 센서 생태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4. 3D 비전 센서 시장의 리스크와 변수
이 시장 역시 장벽은 존재합니다.
- AI 소프트웨어의 공습: 하드웨어 센서가 아무리 좋아도 이를 해석하는 AI 성능이 낮으면 무용지물입니다. 최근에는 저렴한 센서 여러 개를 AI로 보정하는 기술이 발달하고 있어, 고가 센서 기업들의 마진이 줄어들 위험이 있습니다.
- 환경 노이즈: 먼지가 많은 공장이나 직사광선이 강한 야외에서는 3D 센서의 오작동 확률이 높아집니다. 어떤 기상 조건에서도 완벽하게 작동하는 ‘내구성’ 확보가 상용화의 관건입니다.
Summary
- 눈 없는 로봇은 없다: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커질수록 3D 비전 센서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 삼성-테슬라 동맹 주목: 테슬라 옵티머스의 공급망에 포함되는 카메라 및 이미지 센서 기업들이 단기적으로 가장 강력한 모멘텀을 가질 것입니다.
- 범용 vs 고정밀: 가성비 위주의 서비스 로봇(오르벡 등)과 고정밀 산업용 로봇(키엔스 등) 시장이 분화될 것이므로 투자 대상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본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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